| 출판 1.0 | 사람이 손으로 직접 써서 책을 만드는 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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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 2.0 | 인쇄술을 이용하여 대량으로 책을 만드는 시대 |
| 출판 3.0 | 독자의 요구에 의하여 소량으로 책을 만드는 시대 |
| 출판 4.0 | 저자와 독자가 소통하여 함께 책을 만드는 시대 |


초등학교 4학년 국어시간 글짓기 시간에 시를 썼다. 부족한 글에 담임은 많은 칭찬을 해줬다. 60명이 넘는 아이들이 있었다. 내 글은 한 달 정도 벽에 걸렸다. 그 후로 난 글쓰기를 좋아했다.
서른 살. 이사를 하던 중 낡은 상자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안에는 성적표, 학생증 등이 담긴 작은 상자와 일기장 세 권이 있었다. 조그만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그런 일기장이었다. 남자 녀석이 이런 걸 가지고 있다니란 생각을 하면서, 손은 이미 일기장을 펼치고 있었다. 거기엔 고교시절 내가 들어있었다. 하루 일과, 시, 쓰다만 소설……
손에 일기장을 들고 생각해보니 글쓰기를 잊고 산 지 1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공부, 군복무, 결혼, 취업 그리고 육아. 이삿짐을 나르다 말고 멍하게 앉아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칭찬이 생각났다. 아참, 난 글쓰기를 좋아했구나.
그때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글을 썼다. 서른 살부터 서른아홉 살까지. 그렇게 10년간 모은 글을 책으로 엮으려고 했다. 하지만, 난 유명하지도 않고, 성공한 것도 아니라 책을 내도 팔리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역시 세상은 내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설득이 필요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필요했다.
우연히 포크아트라는 분야를 접했다. 글과 함께 포크아트 작품을 실으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좌절되었다. 다시 타이포그래피로 도전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시 좌절되었다. 그러는 동안 새로운 아이디어는 더는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 날 책 제목을 보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세상. ‘다양한 해석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웹사이트를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했고, 소프트웨어를 생각했다. 소프트웨어는 사용하면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한다. 종이책은 한 번 찍으면 독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렵다. 먼저 시범적으로 지인을 통해서 글을 읽고 난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출판 후 독자들의 참여가 기대된다.
표지에 있는 일러스트로 그린 모자는 거친 사막에서도 선인장의 꽃은 핀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아울러 가시가 없는 먹음직스런 수박 모양이다. 세상이 힘들고 험해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도전하여 꽃을 피우길 바란다.
같은 글을 읽더라도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다. 독자의 참여로 업데이트 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세상 Ver.02 이 정말 기다려진다. 스마트기기의 등장으로 종이책을 읽는 사람이 적어지고 있다. 출판 4.0을 통하여 종이책이 다시 독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길 희망한다.
망리단길에서 유병천 